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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신고

2014. 10. 19. 14:15
사랑은 자주 불법 위에 터를 닦고
행복은 무허가 주택이기 쉽다
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
철거반이 오기도 전에
마치 유목민의 천막처럼
이내 빈 터만 남으니까

가끔 불법 유턴을 하여
위반과 비밀 위에 터를 닦지만
사랑을 신고할 서류는 없다
그래서 사람들은
시를 발명했는지도 모른다
오늘 밤 그런 생각을 해본다

사람들은 진실로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
문득 이 도시의 모든 평화가 위조 같다
어떤 사랑으로 한번
장렬하게 추락할 수 있을까
맹목의 힘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볼까
사람들이 가끔
목젖을 떨며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
진정한 사랑, 진정한 고통, 진정한 희망은
어떤 서류에도 기록되지 않는다
오늘 밤 그런 생각을 해본다

사랑신고, 문정희


summer time

2014. 10. 19. 01:12

여름이 제일 추워, 나는 없어질거야

너는 눈물을 흘리며 웃지만

해가 뜰 때까지만 같이 있어줄게

풍선을 불어줄게

날아오르다가 터지겠지

꿀벌은 꽃잎속에서

고양이는 나무 위에서

너는 내 무릎을 베고


김이듬, 섬머타임 中

너에게

2014. 10. 16. 22:43

내려놓으면 된다

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

부는 바람이 예뻐

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었니


받아들이면 된다

지는 해를 깨우려 노력하지 말거라

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


서해진, 너에게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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